문법

《하는데, 했는데》와 《하던데, 했던데》

이음토 《-[는데, (으)ㄴ데]》와 《-던데》는 앞말의 내용을 뒤말의 배경이나 전제가 되는 사실로 제시하여준다는 점에서는 공통됩니다.

- 우리 언닌 대학생인데 경제를 공부하고있어.

- 거기 경치가 유명하다고 하던데 넌 가봔?

다시말하여 앞뒤를 어떤 관계로 이어주는가 하는데서는 《-[는데, (으)ㄴ데]》와 《-던데》가 기본적으로 차이나지 않습니다. 이 두가지를 구별해주는것은 앞말을 어떤 사실로 말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여기서는 두가지의 차이에 초점을 맞추어 해설하려고 합니다.

《-던데》가 나타내는 의미

《-던데》는 《-[는데, (으)ㄴ데]》와 달리 앞의 사실을 자기자신이 목격했거나 체험했던것으로 말하는 뜻을 나타냅니다.

(1) 순이가 그러는데 그 영화 재미없대. (言うんだけど/言ってるんだけど)

(2) 순이가 그러던데 그 영화 재미없대. (言ってたんだけど)

(2)는 말하는 순간이전에 《순이가 그러는》것을 자기가 직접 보거나 듣거나 겪었다는 뜻이 전달됩니다. 우의 문장들의 앞뒤를 바꾸어놓는다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1') 그 영화 재미없대. 순이가 그래.

(2') 그 영화 재미없대. 순이가 그러더라.

(2')에서 맺음토 《-더라》가 쓰인것을 보면 아다싶이 《-더-》가 들어간 이음토인 《-던데》는 목격법맺음토와 같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자기가 직접 목격했거나 체험했던것으로 말하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반면에 《-[는데, (으)ㄴ데]》는 그러한 의미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납니다.

(3) 지금 송희가 널 찾는데 한번 련락해보라마.

(4)아침에 송희가 널 찾던데 혹시 만났니?


(5) (벽보를 보면서) 여기 벽보가 붙었는데 누가 붙였니?

(6) 어젠 여기에 벽보가 붙었던데 이제 보니까 없구나.

《-던데》와 행동의 주체

《-더라, -두나》와 같은 목격법맺음토는 말하는 사람자신의 행동에 대하여서는 기본적으로 쓰일수 없습니다.

(7) 내가 밥을 맛있게 먹더라. × (자기가 자기 행동을 보았다고 말하는 문장)

《-던데》는 목격법맺음토와 같이 이야기하는 사실을 자기가 직접 목격했던것으로 말하는 의미를 나타내기때문에 역시 말하는 사람자신의 행동에는 기본적으로 쓰이지 않습니다.

(8) 어제 내가 밥을 먹던데 비빔밥을 먹댔어. ×

(9) 어제 내가 말했던데 벌써 잊어버렸니? × → 말했는데

《했던데》를 쓸수 있는 문맥의 제한성

《했던데》라는 형태는 쓰일수 있고 그자체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했던데》가 쓰이는 문장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실제로 《했는데》가 쓰인 용례가 13 308개 나오는 언어자료에서 보면 《했던데》의 용례는 6개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했던데》가 쓰이는것은 대체로 《했는데》형으로 말하면 지금도 그 결과가 남아있음을 말하게 되는 경우뿐입니다.

(10) 아까 보니까 철이가 새 가방 멨던데 그건 네가 사준거니? (철이는 지금 여기에 없거나 지금은 가방을 메지 않았음)

(11) 어제 본 그림에 1925년이라는 글자가 새겨졌던데 그 뜻은 무엇입니까? (지금 여기에 그 그림은 없음)

례문 (10), (11)에서 《멨는데》, 《새겨졌는데》라고 하게 되면 현재와의 관계가 끊어진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 가방을 멘 상태에 있》거나 《1925년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그림이 지금 이 상황에 눈앞에 있》는것으로 말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정 《멨던데》, 《새겨졌던데》라는 모양을 골라쓴것입니다.

이렇게 놓고볼 때 우리 학생들이나 동포들속에서는 그렇게 표현할수 없는 문맥에서 《했던데》를 쓰고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우와 같은 제한된 경우를 빼놓고는 기본적으로 《했는데》라고 해야 틀리는 일이 적어질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