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

《안》과 《못》

부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그렇지 않다.》와 같은 문장을 부정문이라고 합니다.

조선말에서 부정문을 만들어주는 용언의 대표적인 부정형으로 ①《아니(안)》에 의한 부정(이후 《〈안〉부정》이라고 함)과 ②《못》에 의한 부정(이후 《〈못〉부정》이라고 함)이 있습니다.

《안》부정은 부사 《안(아니)》과 보조적용언 《않다》에 의한 부정표현이고 《못》부정은 부사 《못》과 보조적용언 《못하다》에 의한 부정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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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모양》과 《짧은 모양》

- 입말체와 글말체

《먹지 않는다》, 《잊지 못한다》와 같은 긴 모양과 《안 먹는다》, 《못 잊는다》와 같은 짧은 모양은 입말체에서는 두가지가 다 잘 쓰입니다. 그러나 글말체에서는 주로 긴 모양이 쓰이고 짧은 모양은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입말체)

- 거짓말하고싶지 않습니다.

- 글쎄, 누구도 안 봐주더란 말이야.

- 나두 같애. 그 사람의 진정을 보지 못했거던.

- 암만 읽어봐두 리해 못할거예요.

(글말체)

- 그 누구도 보려 하지 않는다.

- 우리의 힘을 그 무엇으로써도 당하지 못한다.


- 북과 남

또한 긴 모양과 짧은 모양은 그 사용빈도가 북과 남에서 약간 차이납니다.

먼저 우리 나라에서는 두가지가 다 잘 쓰이지만 《〈안〉부정》이 형용사와 결합할 때에는 짧은 모양에 일정한 제약이 있습니다. 《안+[형용사]》가 쓰이지 않는것은 아니지만 《좋다》와 같은 일부 형용사에는 잘 쓰이지 않습니다.

(동사)

- 난 가지 않습니다. / 가지 못할 리유가 있나요?

- 왜 안 먹니? / 못 먹어요.

(형용사)

- 그렇게 입고 춥지 않습니까?

- 배 안 고프던? / 안 매워요.

- 기분이 { 좋지 않습니다○ / 안 좋습니다△ }

한편 남쪽에서는 긴 모양보다 짧은 모양이 더 많이 쓰이며 형용사에 비교적 자유롭게 결합되여 쓰이고있습니다.

- 기분이 안 좋아요.

- 난 안 괜찮아.

《안》부정과 《못》부정

- 동사

동사에 결합할 때 《안》부정과 《못》부정은 똑같이 동사가 나타내는 행동에 대한 부정을 나타내지만 다음의 실례문에서 《안》부정을 사용하는것은 잘 맞지 않습니다.

교원: 숙제를 해오지 못한 학생이 있습니까?
학생: 못했습니다. 어저께 교과설 학교에 놓고 가서…

그것은 《못》부정《행동능력에 대한 부정》을 나타내는데 비하여 《안》부정《행동수행에 대한 부정》을 나타내여 우와 같은 문맥에서는 《능력이나 조건은 되는데 의사가 없어 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전달되기때문입니다. 《의지나 희망이 있지만 능력이나 조건이 되지 않아서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나타낼 때에는 《못》부정을 씁니다.

ㄱ: 자료를 다 받았습니까?
ㄴ: 선생님, 받지 않았습니다. (받을 의사가 없었다는 뜻)
⇒ 받지 못했습니다 ○


ㄱ: 춘화야, 명수 봔?
ㄴ: 아니, 안 봤어. (볼 의사가 없었다는 뜻)
⇒ 못 봤어 ○


- 정말 수고많아요. 휴일날에 집에도 안 가고… ⇒ 못 가고 ○

- 형용사

형용사에 결합할 때 《안》부정은 특별한 뜻빛갈이 없이 일반적인 부정의 의미를 나타냅니다.

- 곱지 않다.

- 시원하지 않다.

반면에 형용사의 《못》부정《그러한 상태가 일정한 기준이나 기대에 이르지 못함》을 나타냅니다.

- 그는 말본새가 곱지 못했다.

- 대답이 왜 그리 시원하지 못해요?

우와 같은 문장에서는 《곱지 않았다, 시원하지 않아요》와 같이 단순히 부정하는것에 비하여 《고와야 할터인데 그렇지 않다》, 《시원해야겠는데 그렇지 않다》와 같이 말하는사람의 주관적평가의 뜻빛갈이 있게 됩니다.

자주 있는 잘못

부정의 긴 모양을 만드는 《-지 않다》와 《-지 못하다》는 무슨 품사에 결합하는가에 따라 그뒤에 붙는 토가 달라집니다. 동사에 결합하면 동사에 붙는 토가, 형용사에 결합하면 형용사에 붙는 토가 붙습니다. 특별히 틀리기 쉬운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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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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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의 문제

부정부사 《안》, 《못》은 동사에 결합하여 쓰일 때 합성동사나 파생동사, 문법적구를 이루는 앞요소와 뒤요소사이에 끼여들어가 《[앞요소] + 안/못 + [뒤요소]》의 모양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 난 과자를 좋아 안합니다. (비교: 안 좋아합니다)

- 믿어 안지누만. (비교: 안 믿어지누만)

- 한생을 짝사랑으로 보낸 끝에 손목 한번 잡아 못보고 흙이 된 사람도 있어요. (비교: 못 잡아보고)

《생각하다, 발전하다》와 같이 《[명사]+하다》로 이루어진 동사와 결합할 때에는 그사이에 끼여들어가 《[명사] + 안하다/못하다》의 모양으로 쓰이는것이 일반적입니다.

- 난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 남의 비판을 접수할줄 모르면 언제가야 발전 못해요.

그러나 우와 같은 동사라고 할지라도 일상적인 입말생활에서는 일부 동사에 한하여 《안/못》이 앞에 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 왜 안 말했어요? (비교: 말 안했어요)

- 아무래두 회의에 못 참가하겠습니다. (비교: 참가 못하겠습니다)

여기에 쓴것은 짧은 모양과 관련한것이기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입말체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입니다. 격식있는 글 같은데서는 긴 모양을 쓰면 됩니다.

- 과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 믿어지지 않는다.

- 손목 한번 잡아보지 못했다.

-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언제가야 발전하지 못한다.

- 왜 말하지 않았는가?

- 회의에 참가하지 못하겠다.

※ 《안》, 《못》의 띄여쓰기문제에 관해서는 아래를 참고하십시오. (부정의 《안》과 《못》, 붙여쓰기? 띄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