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규범

《부엌에》는 [부어케], 《부엌안》은 [부어간]…왜? -끊어내기-

《부엌에》는 [부어케]로, 《부엌안》은 [부어간]으로 발음하는것은 《부엌에》인 경우에는 단순한 《이어내기》가 일어나지만 《부엌안》인 경우에는 《끊어내기》가 일어나기때문입니다.

《끊어내기》는 단어나 단어결합의 구성요소들의 관계에 따라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않거나 하기때문에 이 발음원리를 알고 정확한 발음을 하려면 얼마간 어려움을 느낄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끊어내기란 무엇이며 어떤 경우에 끊어내기가 일어나는가 하는데 대하여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끊어내기》란 무엇인가

《끊어내기》토를 제외한 형태부들사이에서 또는 두 단어사이에서 아주 짧은 끊기를 두고 뒤소리에 이어서 발음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1]

모음앞에서 받침소리가 있는 요소를 끊어내여 발음하게 되면 먼저 받침소리가 [ㅁ, ㄴ, ㅇ, ㅂ, ㄷ, ㄱ, ㄹ]의 어느 하나로 바뀐 다음에 그것이 뒤에 이어나게 됩니다. 례컨대 《부엌안》은 《부엌》과 《안》이라는 말이 결합한것인데 《부엌》과 《안》사이에 짧은 끊기가 들어가게 되면 《부엌》이 먼저 [부억]으로 발음되고 이 [ㄱ]이 뒤로 이어나게 됩니다. 때문에 [부어간]으로 발음되는것입니다.

× [부엌 + 안] → [부어칸]

○ [부 + 안] → [부어]

끊어내기와 관련한 내용은 《문화어발음법》 제5장에 규정되여있습니다. (문화어발음법페지에로)

끊어내기가 일어나는 일반적인 경우

끊어내기는 일반적으로 《ㅋ, ㄲ, ㅌ, ㅅ, ㅈ, ㅊ, ㅍ》나 《ㄳ, ㄺ, ㄼ, ㅄ》과 같은 받침으로 끝나는 단어나 형태부뒤에 [ㅏ, ㅓ, ㅗ, ㅜ, ㅐ, ㅔ, ㅚ]로 시작되는 단어나 형태부(토는 제외함)가 이어지는 경우에 일어납니다.

- 남녘안 [남녁 + 안 → 남녀간]

- 팥알 [팓 + 알 → 파달]

- 첫인사 [첟 + 인사 → 처딘사]

- 젖에미 [젇 + 에미 → 저데미]

- 꽃앞 [꼳 + 압 → 꼬답]

- 짚오리 [집 + 오리 → 지보리]

- 넋없이 [넉 + 업씨 → 너겁씨]

- 닭우리 [닥 + 우리 → 다구리]

- 여덟알 [여덜 + 알 → 여더랄]

- 값어치 [갑 + 어치 → 가버치]

이러한 원칙에 따른다면 《닭알》도 [다갈]로 발음해야 하지만 력사적인 과정을 거쳐 생긴 관습을 존중하여 [달갈]과 같이 이어내기를 하는것도 허용하고있습니다. (《닭알》은 어떻게 발음합니까?)

특별히 끊어내기가 일어나는 경우 (1)

뒤에 [ㅣ]로 시작되는 단어나 형태부가 이어진 경우에는 보통 끊어내기가 일어나지 않지만 《있다》의 경우에만은 끊어내기로 발음하는것을 규범으로 보고있습니다.

- 뜻있는 [뜯 + 인는 → 뜨딘는]

- 꽃있는 [꼳 + 인는 → 꼬딘는]

- 값있게 [갑 + 읻께 → 가빋께]

- 넋있다 [넉 + 읻따 → 너긷따]

다만 《맛있다》와 《멋있다》의 경우에는 이어내여 발음하는것도 허용하고있습니다.

맛있다 [(원칙)마딛따 / (허용)마싣따]

멋있다 [(원칙)머딛따 / (허용)머싣따]

특별히 끊어내기가 일어나는 경우 (2)

뒤에 온 형태부가 토인 경우에는 보통 끊어내기가 일어나지 않지만 부름을 나타내는 토 《-아》의 경우에만은 끊어내기가 일어납니다.

- 벗아 [벋 + 아 → 버다] (례: 나의 친근한 벗아!)

- 꽃잎아 [꼰닙 + 아 → 꼰니바] (례: 지지 말아 꽃잎아)

- 닭아 [닥 + 아 → 다가] (례: 닭아, 닭아, 울지 말아.)

일상적인 언어생활애서의 례외적인 끊어내기

뒤에 온 형태부가 토인 경우에는 보통 끊어내기가 일어나지 않지만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는 《남녘에서》[남녀서], 《부엌으로》[부어로], 《여덟에》[여더]와 같이 끊어내여 발음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