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

일본말 《する》, 그중 절반은 《하다》로 말할수 없다⁈ (1)

다 아시다싶이 우리 말과 일본말은 어휘-문법적으로 비슷한 점들이 상당히 많은 언어라고 할수 있습니다. 때문에 일본말을 우리 말로 옮기려 할 때 1 대 1로 직역하더라도 말이 되는 경우가 많은것만 사실입니다.

그러나 두 언어가 아무리 어휘-문법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똑같을수는 없습니다. 특히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하는 표현방식을 대비해볼 때 조일 두 언어사이에는 여러가지 차이를 찾아볼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로 말미암아 일본말을 우리 말로 1 대 1로 직역할수 없는 경우도 많고 직역할수 있다고 하더라도 직역하게 되면 심히 우리 말 답지 못한 말이 되고마는 경우가 왕왕 있게 됩니다.

그동안 질문게시판을 통하여 《買い食いをする》, 《食べ歩きをする》, 《靴擦れする》 같은 말을 우리 말로 어떻게 말해야겠는가를 비롯하여 숱한 질문들을 접수하였는데 이러한 질문들에 답변하려 할 때 공통되게 지적하게 될 점이 바로 우리 말과 일본말의 표현방식의 차이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두차례에 꺾어서 그러한 표현방식의 차이와 관련한 내용가운데서 그 한 실례일본말 《する》와 우리 말 《하다》를 가지고 같이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일본말 《する》와 우리 말 《하다》의 대응관계

많은 사람들이 일본말 《する》에 대응되는 우리 말을 꼽으라면 첫번째로 《하다》라고 할것입니다. 물론 영 틀린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일본말 《する》에 항상 《하다》가 대응되는것은 아닙니다. 그뿐더러 《하다》가 대응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일대역자료를 리용하여 진행한 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말 《する》가 우리 말에서 《하다》로 나타난 경우는 46.3%이고 과반수를 넘는 53.7%가 《하다》가 아닌 다른 말로 표현되였다고 합니다.

먼저 일본말 《する》가 어떻게 쓰이는지 간단히 확인해봅시다. 일본말 《する》가 쓰이는 대표적인 경우를 몇가지 들어본다면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①名詞類+する(調整する、感嘆する、靴擦れする)

②名詞類+が+する(匂いがする、音がする)

③名詞類+に+する(明日にする、資料を本にする)

④名詞類+を+する(勉強をする、寄り道をする、買い食いをする)

⑤副詞+する(綺麗にする、うとうとする、やさしくする)

우와 같은 구조가운데서 ②와 ③, ⑤는 많은 경우에 《する》에 《하다》가 대응되지 않거나 《하다》가 대응될수 있는데도 《하다》가 아닌 다른 말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①, ④는 그중 《する》에 《하다》가 대응되는 비률이 높은것들입니다. 그런데 아래서 구체적으로 보게 되는것처럼 여기에 해당되는 《買い食いをする》, 《食べ歩きをする》, 《靴擦れする》 같은것들만 보더라도 《する》에 《하다》가 대응될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것을 엿볼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경우에 《する》에 《하다》가 대응되지 않는가 하는것을 정리해보기로 하겠습니다. 다만 여러가지 경우를 다 실례들수는 없기때문에 대표적인 실례만 몇가지 살펴보기로 합니다.

체언구조를 선호하는 일본말과 용언구조를 선호하는 우리 말

《する》에 《하다》가 대응되지 않는 경우를 확인해보기에 앞서 한가지 짚고넘어가야 할것이 있습니다.

먼저 다음의 실례들을 봅시다.

あの赤いシャツの子
저기 빨간 샤쯔 입은 아이, 누구니?


外、雨だ
바깥에 비가 오누나.


行きはいいけど、帰りがどうなることやら。
갈 땐 일없는데 돌아올 때가 어떻게 될지.


今日も歩き
오늘도 걸어가니?


ㄱ: 何か探し物
    뭘 찾니?
ㄴ: うん、ちょっと忘れ物しちゃったみたいで
    응, 뭘 좀 놓고온것 같애서.

우의 실례에서 보는것처럼 우리 말과 일본말을 대비해보면 같은 장면에서 거의 같은 뜻을 나타내려 할 때 일본말은 《赤いシャツの子》, 《雨だ》와 같이 명사(체언)를 중심으로 한 구조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하여 우리 말은 《빨간 샤쯔 입은 아이》, 《비가 오누나》와 같이 동사나 형용사와 같은 용언을 중심으로 한 구조로 표현하는 경우가 두드러집니다. 또 《探し物》, 《忘れ物》와 같이 우리 말에는 일본말의 체언구조에 대응되는 체언구조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표현방식의 차이를 알아두는것은 우리 말 답게 표현할줄 알게 되는데서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리고 《する》에 《하다》가 대응되지 않는 경우가 있게 되는데도 이러한 표현방식의 차이가 상당히 관계되여있습니다.

일본말의 경이적인 명사생산능력

앞서 일본말은 우리 말에 비해 명사를 중심으로 한 구조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이를 안받침하는 요인가운데 하나가 일본말의 경이적인 명사생산능력에 있지 않을가 합니다.

십수년전만 해도 전차를 타다가 승무원이 《本日は、荷物挟まりの関係で列車が遅れましたこと…》라고 방송하는것을 듣고 거기 타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낯선 말을 들었다는듯 곽성기쪽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던것 같은데 이제는 《荷物挟まり》가 명사로 뻐젓이 자리잡고 전광판에도 나타납니다. 가령 《荷物が挟まって》와 같이 말한다면 어떤 단발적인 일이 벌어진것 같이 받아들여지지만 《荷物挟まりの関係で》라고 하니까 흔히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그때도 또 일어난것 같은 인상을 주게 되는것도 같습니다.

아무튼 일본말은 새로운 명사를 생산해내기를 아주 잘하는 언어중 하나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최근에만도 방송이나 인터네트를 통해 《あごマスク、鼻マスク、脱マスク》, 《インスタ映え、推し》 등등 하루가 멀다 하게 새로운 명사가 만들어지고 류포되고있는것 같습니다.

일본말의 이와 같은 특징과 관련하여 일본말에는 다음과 같은 명사들이 아주 많습니다.

- 동사나 형용사에서 만들어진 명사: 歩き、帰り、悪さ、不機嫌さ…

- 여러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결합하여 만들어진 명사: 山登り、立ち読み、読み聞かせ、物忘れ、忘れ物、寄り道、作り方、恩返し、荷造り、靴擦れ、親思い、お見通し、買い物上手、負けず嫌い

우에 든 실례들을 보면 알수 있는것처럼 이러한 명사들은 일본말에서는 흔하디흔한것이라서 실례들기도 무안할 정도라고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말에서는 흔해보이는 이러한 명사가 우리 말에는 대응되는 말이 별로 없는 경우가 꽤 많고 이로 하여 《する》에 《하다》가 대응될수 없는 경우가 많아질수밖에 없습니다.

또 다음의 실례에 보는것처럼 일본말에서는 부사를 비롯하여 본래 명사가 아닌 말들을 명사처럼 쓰기 잘하는 언어인데 우리 말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질의응답 《〈なんでですか〉는 〈왜입니까〉?》 같은것도 참고하십시오.) 이러한 사정도 《する》에 《하다》가 대응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질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꼽을수 있겠습니다.

- どうせならすぐがいいよ。 이왕이면 빨리 하는게 좋아.

- かなりの重さだね。 꽤 무겁다야.

- ご飯まだだよね? 밥 아직 못 먹었지?



이제 다음기사에서는 우와 같은 내용들도 참고하면서 어떤 경우에 《する》에 《하다》가 대응되지 않는지 대표적인 실례들을 살펴봅시다.